◇매일, 더, 많은 숫자의 지배/미카엘 달렌, 헬게 토르비에른센 지음·이영래 옮김/232쪽·1만5800원·김영사
통상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비만 여부를 체크한다. 하루 운동량을 알아보기 위해선 스마트폰 건강보조 앱으로 1만 보를 채웠는지를 살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친구 수와 좋아요 수로 인간관계를 가늠해 보기도 한다. 숫자로 삶을 측정, 계산, 비교하는 ‘숫자 사회’의 일면이다.
이 책은 숫자 사회의 기원과 현상, 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경제학자인 저자들은 객관적이라고 여겨지는 숫자가 실상은 주관적이고, 정확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숫자에 집착하는 문화나 태도에서 조금은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수를 기록한 가장 오래된 흔적 중 하나는 체코에서 발견된 ‘늑대 뼈’다. 약 3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뼈에는 5개씩 묶인 55개의 눈금이 새겨져 있다. 인류학자들은 수에 대한 이해가 각기 5개의 손가락이 있는 손에 매료된 데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저자들은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가 수 문화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수학자이자 철학자, 신비주의자로 활동한 그는 숫자를 점성술, 신비주의 등과 혼합해 당대 그리스인들이 숫자에 매력을 느끼도록 이끌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