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사천 논란 당황… 비대위원 충실” 대통령실과 별도 조율은 안한 듯 尹, 어제 KBS와 신년대담 녹화 金여사 디올백 논란 입장 밝힌 듯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사진)이 4·10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 비상대책위원장 충돌의 중심에 섰던 김 위원이 총선 불출마를 택함에 따라 당정 충돌의 핵심 의제 중 하나였던 ‘사천’ 논란이 일단 잦아들게 됐다.
김 위원은 4일 “저는 이번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과 거의 상의하지 않았다. 혼자서 (사퇴를) 고민한 지 오래됐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사퇴 만류 여부에 대해선 “(한 위원장과) 3일 저녁 짧게 이야기가 오갔다. 저도 결심이 바뀌는 스타일은 아니니까”라고 했다. 이어 “시민사회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중요시하던 입장에서 (사천) 논란이 나올 때 좀 당황스러웠다”며 “분명히 에러(실수)인 부분이 있지만 과대 해석되고 (사천 논란이) 확장됐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총선 승리를 위한 김 위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비대위원으로서 총선 승리에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친윤(친윤석열) 그룹 핵심이자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MBN에 출연해 “본인의 서울 마포을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화합, 결속에 장애 요소가 될까 봐 이런 대승적 결단을 내리신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4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KBS와 신년 대담 방송을 촬영했다. 출입 기자 대상 신년 기자회견은 사실상 무산됐다. 윤 대통령은 집권 3년 차 국정 구상을 밝히는 동시에 총선 앞 최대 악재로 거론되는 김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 등에 대한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대응을 늦추는 사이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서도 김 여사 논란을 보도하는 등 총선 앞 ‘김건희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윤 대통령은 대담과 관련해 “준비해준 답이 아닌 내 생각을 솔직히 밝힐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전에 각본을 짜고 사후 편집이 가능한 녹화 대담은 ‘재갈 물린 방송’을 앞세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과 여권에서는 가방 전달 전후 사정이 정확히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재영 목사 측이 김 여사에게 디올 백을 건넨 뒤 “가방을 메고 공개 석상에 나와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여권 인사가 전했다. 친북 성향 종교인이 김 여사를 여러 차례 함정에 빠뜨리려는 공작 성격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설을 앞두고 진행한 대국민 새해 인사 촬영도 김 여사가 아닌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