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박대성 국내 전시회 2년간 美-獨-伊서 해외 전시회… 朴 “동양적 구성 벗어나려고 노력 해외선 수묵화 굉장히 놀라워해” ‘한국화 작가 미술사적으로 분석’… 美4개 대학서 평론집 도록 펴내
“어색하게 내 작품을 서구화하고 싶지 않았다. 붓을 다루는 건 자신 있었다. 한 작품에 다양한 기법을 쓰는 것, 그것이 내가 작품을 현대화하는 방법이다.”
박대성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기관 8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독일, 카자흐스탄, 이탈리아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개인전을 시작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하버드대 한국학센터,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찰스왕센터, 메리 워싱턴대 미술관으로 이어졌다.
미국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과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찰스왕센터에서 전시했던 박대성의 작품 ‘삼릉비경’(2017년). 경북 경주시 삼릉의 소나무 숲을 그렸다. 종이에 먹, 446.7×792cm. 가나아트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 메리 워싱턴대 미술관, 찰스왕센터 등에서 선보였던 대작 ‘금강설경’(2019년), ‘삼릉비경’(2017년), ‘만월’(2022년), ‘인왕산’(2022년) 등 회화 작품 20여 점을 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걸린 ‘현율’(2024년)은 LACMA에 전시된 작품과 비슷하게 만든 신작으로, 멀리 있지만 웅장한 바위산을 넓게 펼치고 가까이 있는 풍경을 작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동양의 전통적 구성을 벗어나고자 시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대성은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산수화에 입문했다. 1969년부터 1978년까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8차례 입선하고 1979년 제2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활동 초기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중국 베이징, 옌볜 등지로 화문(畵文) 기행을 떠났고(1988∼1989년), 실크로드를 1993년과 1995년 두 차례 찾아 스케치했다. 1994년 1년간 미국 뉴욕에 머물며 현대미술을 접할 때 수묵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1995년 귀국한 후 경북 경주시에 정착해 불국사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신라몽유도’(2022년)에는 경주를 대표하는 유적들이 묘사돼 있다. 전시는 3월 24일까지. 3000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