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부인 모임 주최해 영향력 행사 부친은 A급 전범 용의자 기시 총리
5일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어머니 요코 여사(왼쪽)가 2019년 10월 도쿄에서 황스청 전 대만 총통부 고문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요코 여사는 생전 일본 정계 인사는 물론 과거 일본이 통치했던 대만 인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아사히신문 제공
2022년 피살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어머니로 일 보수정치계의 ‘대모’로 불렸던 아베 요코(安倍洋子) 씨가 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고인은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용의자였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장녀다. 신문기자였던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郎) 전 외상과 1951년 결혼해 아들 셋을 낳았다. 남편은 결혼 뒤 기시 전 총리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남편이 별세한 뒤 차남인 아베 전 총리가 지역구를 물려받고 정치적으로 성장한 데는 고인의 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출간한 자서전에는 “아들을 정치에 입문시킨 뒤 자민당 주요 실력자들을 찾아가 ‘잘 키워달라’며 고개 숙이고 인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기시-아베 가문은 지금까지 총리 3명과 장관 2명을 배출해, 일본에선 고인을 ‘보수파의 갓 마더(대모)’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고인은 아들이 총리일 당시 정치적 조언을 건네고 아베파 의원 부인 모임을 주최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 대만의 유력 정치인들을 자택에 초청해 대접하기도 했다고 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