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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는 (레오처럼) ‘몰방’을 계속 버텨낼 수 있을까 [발리볼 비키니]

입력 | 2024-02-06 06:59:00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삼성화재는 ‘몰방(沒放) 배구’에 울고 웃는 팀입니다.

삼성화재는 5일까지 공격을 총 2665번 시도했는데 그중 50.1%(1331번)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33·쿠바) 차지였습니다.

배구에서는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특정 선수가 차지하는 비율을 ‘공격 점유율’이라고 표현합니다.

남녀부 14개 팀을 통틀어 특정 선수 공격 점유율이 50%를 넘어가는 팀은 삼성화재뿐입니다.

옐레나는 현재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1위입니다.

삼성화재는 요스바니가 한국에서 뛰는 네 번째 팀입니다.

다만 ‘풀 시즌’을 소화한 팀은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과 삼성화재밖에 없습니다.

요스바니는 2018~2019시즌 OK저축은행에서 공격 점유율 39.4%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프로배구 V리그가 제아무리 몰방 배구가 기본인 리그라고 해도 요스바니가 이렇게 때리고 또 때리는 건 이번이 처음인 셈입니다.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는 공격 위치

특히 올 시즌 5라운드 두 경기는 더 심합니다.

삼성화재는 이 두 경기에서 공격을 총 240번 시도했는데 그중 57.5%(138번)가 요스바니 차지였습니다.

그렇다고 몰방 배구 그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몰방 배구가 통하지 않는데 계속 이 전략을 고집할 때는 문제입니다.

1라운드와 그 이후는 다른 선수

요스바니는 4라운드 때까지 공격 효율 0.368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5라운드 두 경기에서는 0.210까지 기록이 내려온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시즌 전체 공격 효율도 0.352까지 내려왔습니다.

누적 기록으로 보면 요스바니는 라운드가 지날수록 점점 공격 효율이 떨어지는 선수가 되고 있습니다.

26경기 중 13경기에서 52번 이상 공격

같은 경기에서 초반과 후반을 비교해도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요스바니는 지금까지 한 경기에 공격을 평균 51번 시도했습니다.

첫 공격부터 51번째 공격까지는 효율이 0.366이었지만 그 이후에는 0.262로 기록이 나빠집니다.

특히 60번째를 넘어가면 0.186까지 기록이 내려갑니다.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팀 주포가 공격을 유독 많이 시도하는 경기는 승부가 치열하게 벌어졌을 확률도 그만큼 높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기는 후반에 승부처가 찾아오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요스바니는 바로 그 상황에서 자기 몫을 하지 못하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요스바니는 몰방 배구에 아주 적합한 선수는 아닌 셈입니다.

OK금융그룹 외국인 선수 레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몰방 배구계 최고 ‘아티스트’ OK금융그룹 레오(34·쿠바)는 다릅니다.

레오는 경기 50번째 공격 시도까지 0.408이던 공격 효율을 그 이후로는 0.490으로 끌어 올립니다.

같은 경기에서 60번째가 넘어가는 공격을 시도한 게 10번밖에 없지만 이때도 7번 점수를 올렸습니다.

요컨대 꺼내도 꺼내도 공격 카드가 계속 나오는 ‘요술 바구니’는 (요스바니가 아니라) 레오인 셈입니다.

삼성화재가 ‘레오화재’라 불리던 그 시절

몰방이 경기에서 이기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필요악’인지 아니면 배구를 망치는 ‘절대악’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실컷 몰방 배구를 하고도 이기지 못하면 절대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삼성화재는 6일 레오가 이끄는 OK금융그룹과 5라운드 세 번째 경기를 치릅니다.

몰방을 필요악으로 만드는 팀은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 중 어느 팀이 될까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