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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홍콩의 8개 공립대에서 학교를 떠난 교수 등 교직원 수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를 포함해 홍콩 사회 전반이 갈수록 ‘중국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학년도(2022~2023년) 홍콩대, 홍콩교육대, 홍콩과기대, 홍콩중문대 등 홍콩의 유명 8개 공립대에서 퇴사한 교직원은 총 380명, 퇴사율은 7.6%로 나타났다. 직전 361명이 퇴사한 것보다 19명 증가한 수치로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이전까지 홍콩 공립대들에서 퇴사하는 교직원은 300명 수준으로 퇴사율은 6%를 유지해 왔다. 8개 대학 가운데 홍콩교육대의 이직률이 13%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교직원 36명이 퇴사했는데 직전 18명의 두 배를 기록했다.
홍콩 공립대학들에 예산을 배정하는 대학보조금위원회 관계자는 “퇴직자에는 계약종료나 완료, 정년 퇴임자 등의 숫자가 모두 포함된다”면서 “지난해 퇴직자 숫자가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380명이 떠난 이후 대대적 신규 채용으로 퇴직자보다 더 많은 660명이 새로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홍콩 국가보안법 등의 영향으로 대학 교직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제약되는 등 홍콩이 갈수록 ‘중국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에서는 2020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이후 2021년 6월 반(反)중국 성향 신문인 핑궈일보가 폐간됐고, 반중 집회를 주도하던 민주 진영 인사들이 잇달아 체포됐다. 또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반중 인사들의 출마가 원천 봉쇄되는 등 홍콩의 중국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