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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특례대출, 1주일만에 2.5조 신청… 73%가 갈아타기

입력 | 2024-02-07 03:00:00

“언제 종료될지 모르니 늦기 전에”
최저 1%대로 대환 수요 몰려
시장선 “아파트 거래 늘어날 수도”




신생아 특례대출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대출 신청 규모가 2조5000억 원에 육박했다. 일각에서는 신생아 특례대출로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는 등 다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공급 규모가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작고 신청 조건이 까다로워 당분간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접수된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건수는 총 9631건에 신청 규모는 2조4765억 원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 혹은 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에 최저 1%대 금리로 주택구입 자금(디딤돌)과 전세자금(버팀목)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 중 디딤돌 대출이 7588건(79%), 2조945억 원(8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대환 목적 대출이 6069건, 1조6061억 원으로 집계됐다. 버팀목 대출은 2043건, 3820억 원으로 대환 목적 대출이 1253건, 2212억 원으로 절반을 넘겼다. 고금리 상황에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기 위해 신생아 특례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출시 당일 사이트 접속에만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할 정도로 신청자가 몰렸다. 지난해 1월 출시됐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은 1년간 한시 운영 계획과 달리 대출 수요가 예상보다 커 출시 8개월 만에 종료됐다. 이번 신생아 특례대출도 언제 종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출시 초기에 대출 신청 수요가 몰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 주택은 가액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 강북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 지방 등의 거래량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수는 1732건으로 지난해 12월(1825건)에 육박한다. 아직 1월 거래 신고 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12월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구별로는 이미 지난달 거래량을 넘어선 곳도 나온다. 도봉구가 74건으로 지난달(49건)보다 늘었고 구로구(83건→101건) 동작구(76건→94건)도 거래량이 늘었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최근에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아 매입할 만한 매물이 있는지 문의가 종종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신생아 특례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3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신규 주택 구입용 공급 총액 역시 27조 원으로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적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신생아 특례대출을 통해 집을 사려는 문의가 나오는 등 일부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다만, 소득 요건이나 공급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정도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