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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설 선생 후예들, 네팔 초교에 7년째 온정

입력 | 2024-02-07 03:00:00

충북 서전고 학생들 축제 수익금 전달




독립운동가 보재 이상설 선생(1870∼1917)의 후예들이 네팔 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은 초등학교에 7년째 온정을 전달했다.

‘2024 히말라야 기후변화탐사대’(대장 박연수 보은발전포럼 대표)는 1일(현지 시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외곽에 있는 바드라칼리 초등학교에 충북 진천군 서전고 학생들이 모은 성금 1359달러(약 180만 원)를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서전고는 진천 출신인 이상설 선생이 1906년 중국 지린성 룽징에 세운 항일 민족교육기관 ‘서전서숙’에서 이름을 따온 학교다.

서전고와 바드라칼리 초등학교의 인연은 2018년 박연수 대장 덕분에 맺어졌다. 박 대장은 2005년부터 히말라야 빙하를 탐사하고 현지 학교를 찾아 봉사하는 탐사대를 이끌고 있다. 2008년에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직지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카라코람산맥에 있는 해발 6235m 봉우리 등정에 성공했다. 파키스탄 지명위원회가 이 미답봉을 ‘직지봉’으로 공식 인정해 파키스탄 및 세계 각국의 지도에 표기됐다.

서전고 학생회는 2016년 박 대장을 초청해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바드라칼리 초등학교를 비롯한 네팔의 상황을 들었다. 서전고 학생들은 축제 때 네팔 학교를 돕기 위한 나눔장터를 열어 음식과 물품 등을 팔아 1100달러를 모았다. 박 대장은 이 돈을 2018년 1월 바드라칼리 초등학교에 전달했다. 이후 서전고는 올해까지 7년째 기후변화탐사대에 성금을 전달했다. 이 소식을 듣고 청주의 경제인과 대학교수,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충청리더스포럼’(회장 정기호)도 올해 740달러를 기부하는 등 3년째 온정을 보탰다.

1962년 문을 연 바드라칼리 초등학교는 네팔 대지진 때 건물 대부분이 무너졌다. 서전고 등의 도움에 네팔 정부도 화답해 2019년 교사를 새로 지었고, 내부 시설은 서전고 등의 기부금으로 마련했다. 박 대장은 “이번 기부금은 현지 학생들이 사용할 노트와 운동화 구입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