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총장 102명 대상 조사 수도권 총장 75% “인상 검토-계획” “정부 방침 따를 것” 1년새 85% 감소
4년제 대학 총장 10명 중 7명은 올해나 내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거나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정부의 동결 압박에도 불구하고 15년가량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심화된 재정난을 견디지 못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 대학 총장 102명을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 인상 검토 여부를 조사한 결과 27명(26.5%)은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41명(40.2%)은 2025학년도 이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에 따라 ‘인상 계획이 없다’고 답한 총장은 28명(27.5%), ‘정부 방침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한 총장은 6명(5.9%)뿐이었다.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등록금 인상을 검토·계획 중이라는 답변이 53.5%에서 66.7%로 13.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정부 방침에 따라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한 총장은 지난해 39명에서 올해 6명으로 급감했다.
그동안 교육부는 학부 등록금을 올린 대학을 국가장학금Ⅱ 사업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최근 물가가 크게 오르며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가 5.64%로 높아졌고, 일부 대학은 국가장학금Ⅱ 지원을 받는 것보다 등록금 인상이 대학 재정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광주 조선대, 부산 경성대, 대구 계명대 등은 올 1학기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반면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은 동결을 결정한 상태다. 대학가에선 앞으로도 재정난을 이기지 못한 지방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