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강등 美 NYCB 주가 또 폭락 파월 “금융위기 전조 상황 아니지만 일부銀 문닫고 수년간 문제될 것” WSJ “해외 은행들 美은행보다 취약”
연초부터 불거진 미국 상업부동산 부실 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경제계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사태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뉴욕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또 큰 폭 하락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간) NYCB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6% 떨어졌다. 지난달 31일(37.6%), 1일(11.1%)에도 하락했다. 2일 5%대로 상승하며 잠시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주말 이후 다시 주저앉았다. 최근 5일간 NYCB 주가는 48.2% 떨어졌다.
이날 NYCB의 하락은 2일 장 마감 뒤 신용평가사 피치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깨지며 ‘은행 부실’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대도시에 집중된 상업부동산 위기는 해외 주요국 대형 은행과도 관련이 있다. 전 세계 경제의 장기 악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 파월 “수년간 상당한 문제 될 것”
향후 전망도 어둡게 내다봤다. 피치는 사무실 부문의 업무 방식 변화 등 코로나19 이전의 지속적인 저금리 환경에 비해 더 큰 불확실성을 야기해 대손 상각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내에선 이번 사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적 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상당 기간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 “미국 밖 은행도 문제”
대부분의 전문가는 NYCB가 겪는 부동산 부문 채무불이행 사태는 순식간에 연쇄적 파산으로 이어지는 유동성 위기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서서히’ ‘뜻밖의 곳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동산마다 대출 만기 시점이 다르고 은행별로 노출 정도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2027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미 상업부동산 대출 규모는 2조2000억 달러(약 2907조 원)에 이른다.
억만장자 겸 금융서비스기업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루트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 동안 수백조 원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는 등 매우 추악한(ugly)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재무책임자(CIO)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스템적 위기는 아니더라도 NYCB가 상업부동산으로 문제에 빠지는 마지막 은행 또한 아닐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도시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지 않은 일부 지역 은행은 상대적으로 위험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가 본사인 지역은행 ‘자이언스 뱅코퍼레이션’은 대출이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대도시가 아닌 교외 지역에 있다며 대손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