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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공관위 “尹정권 탄생 책임져야”… 친문 불출마 압박에 정면충돌

입력 | 2024-02-07 03:00:00

1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 31명 컷오프
현역 하위 20% 설 연휴 이후 발표키로
임종석 “대선 패배 文정부 탓 아냐” 반발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0총선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선배 정치인분들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고 했다. 뉴스1


“선배 정치인분들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게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1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컷오프(공천 배제)’ 발표에 앞서 당내 중진 및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에게 사실상 ‘불출마 결단’ 최후통첩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선 패배와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개 반발하는 등 친문 진영이 들끓고 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36곳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 15곳을 포함해 23곳에서는 경선을 치르기로 했고, 13곳은 단수 공천을 하기로 했다.

곳곳에서 현역 의원과 원외 친명 인사 간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광주 동남갑에선 계파색이 옅은 윤영덕 의원(초선)과 이재명 대선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정진욱 당 대표 정무특보가 맞대결을 벌인다. 대전 동구에선 비명(비이재명)계 장철민 의원(초선)과 친명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위원인 황인호 전 대전 동구청장이 맞붙게 됐다. 충남 당진에서도 어기구 의원(재선)과 친명 송노섭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경선을 치른다. 이 밖에 3선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갑)은 박성수 전 송파구청장과 경선을 치르게 됐고, 초선 임오경 의원(경기 광명갑)은 임혜자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붙는다.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등 당내 험지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을 포함해 박수현 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충남 공주-부여-청양) 등 상대 후보와의 적합도 격차가 30% 이상인 후보는 경선 없이 공천장을 받게 됐다.

이날 컷오프된 예비후보는 31명이다. 모두 원외 인사로,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노형욱 전 장관(광주 동남갑)과 서용주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등이 포함됐다. 당 지도부 의원은 “당내 분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역 컷오프 등 예민한 사안은 설 연휴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 위원장도 현역 하위 20% 평가자에 대한 통보 시점을 묻는 질문에 “설날 뒤가 될 것”이라며 “통보받는 분들이 충분히 이의를 제기할 시간을 드리는 기간을 감안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이날 1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는 설 연휴 이후 불어닥칠 ‘공천 칼바람’에 앞선 전초전 성격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진 및 친문 인사들에 대한 용퇴 요구에 사실상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는 “임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임종석, 노영민, 이인영 등 문재인 정부 출신 및 용퇴론 압박을 받는 다선 중진을 겨냥한 것”이라며 “자진해서 불출마할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고 했다.

친문 진영은 반발했다. 임 전 실장은 “대선 직전 문재인 정부 국정수행 지지율은 45∼47%로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임기 말 지지율이 높았다”며 “0.73%포인트의 (대선) 패배는 우리 모두에게 아픈 일이었다. 누가 누구를 탓하는 것은 그 아픔을 반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원외 친문 인사는 “이재명 대표도 과거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사 같은 사람을 검찰총장 시키고 싶다’고 한 적 있는데 그럼 이 대표도 불출마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