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지게차들이 과일 등을 나르고 있다. 2024.2.5. 뉴스1
지난해 여름부터 치솟기 시작한 과일값이 올해 설 차례상 물가마저 뒤흔들고 있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던 전통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며 축산물 가격의 하락세에도 차례상 물가가 전체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 사과(10KG) 평균 도매가는 8만6520원으로 전년(4만4368원)대비 95.0%, 평년(4만6304원)보다 86.9% 상승했다.
사과는 지난해 봄·여름 잦은 강우로 탄저병이 발생하고, 가을철 이후에는 기온 하락으로 갈변병까지 잇따르며 생산물량이 급감했다.
aT가 전국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사과 가격을 조사한 결과, 5개에 전통시장 1만8516원, 대형마트 1만6915원으로 전년보다 44.6%, 9.6% 각각 올랐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보다 더욱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달리 사과 공급가격 지원 등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시장은 상승한 도매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서울 한 시장에서 사과 10개는 4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동급의 사과가 대형마트에서는 1만124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통시장에서 배는 5개에 1만8516원으로 전년보다 16.5% 오르며 대형마트(1만6915원)보다 높은 가격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할인행사 등에도 물가안정을 공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부 박진아씨(41)는 “사과 한개에 5000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며 “소비자가격은 낮다는데 장을 보면 높은 가격에 깜짝 놀란다”고 토로했다.
농식품부는 총 690억원을 투입해 설 물가 안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과 등 과일류는 할인을 최대 40%까지 확대 지원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설 명절 전까지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국민 여러분의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