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시대인재 등 해킹한 10대 법원 "앞날 가능성 믿고 보호처분" 검찰 "죄질 불량…재범 위험 높아"
유명 인터넷서점과 대형 입시학원 등의 서버를 해킹해 베스트셀러 등 전자책 수백만 권과 동영상 강의 자료 등을 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가 1심에서 보호처분을 받자 검찰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전날(6일)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2일 공갈·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컴퓨터 등 사용 사기·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18)군을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박군은 지난해 5월16일께 텔레그램 대화방을 이용해 인터넷서점 ‘알라딘’ 등 유명 업체 2곳을 상대로 탈취한 전자책 5000권을 유포, 이를 통해 피해 업체들을 상대로 ‘추가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 업체들의 보안 체계 취약점을 이용해 디지털 저작권 관리기술(DRM)을 해제할 수 있는 일명 ‘복호화’(암호화의 반대말) 키를 무단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군은 이런 방식으로 전자책 5000권의 암호를 풀어 유출한 뒤 36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내놓지 않으면 100만권까지 추가 유포하겠다고 피해 업체를 협박해 약 8000만원을 뜯어냈다.
아울러 다른 인터넷서점에서도 143만여권의 복호화 키를 무단 취득하고, ‘시대인재’ 등 유명 입시학원 2곳도 해킹해 강의 동영상 자료를 빼내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 수법, 피해액 등을 보면 죄질이 불량하고, 계획적 범죄로서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며 “법원 양형기준상으로도 중형 선고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공범들에게는 모두 실형이 선고된 점 등에 비춰 정식 형사재판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박군에게 각각 1500만원과 2000만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과 현금 수거 역할을 맡은 박모(31)씨와 정모(26)씨에 대해서도 양형부당을 이유로 지난달 22일 항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