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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여행 갔다 봉변…2시간 동안 폭행당한 유튜버

입력 | 2024-02-07 15:04:00

우버 잡던 중 말 걸어온 백인과 동승
뒤따라 탄 흑인 4명에게 타자마자 폭행
다른 우버에서도 2시간 동안 두들겨 맞아
"안일해서 일어난 불상사…모두 제 책임"




약 6천만 인구 중 매년 약 2만명이 살해될 정도로 세계에서 강력 범죄율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한국인 여행 유튜버가 2차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지난달 4일 세계 여행 유튜버 ‘제로슈거’(이계훈)는 ‘남아공에서 2시간 동안 두들겨 맞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이 씨의 모습은 처참했다. 오른쪽 눈은 심한 충혈상태였고, 눈 아랫부분은 피가 많이 고여 검은색 멍이 들어있었다. 또 윗입술도 심하게 부어올랐고 어딘가 횡설수설한 모습을 보였다.

영상에 따르면, 남아공을 방문한 이 씨는 자신이 머문 숙소 바(Bar)에 있는 와인을 한 잔 먹고, 백인들이 주로 가서 노는 곳을 찾아가 놀았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우버를 잡던 중 한 백인이 친근하게 굴며 그에게 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백인은 “(이 씨가 묵는 호스텔 이름을 말하면서) 근처 가는 거면 동승하자”라고 제안했고, 같은 숙소에 머문다고 환심을 샀다. 하지만 이 씨는 차량에 타자마자 흑인 4명이 따라 탔고 그곳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그는 가만히 있지 않고 맞대응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손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그뿐만 아니라 핸드폰을 갈취당하면서 케이스에 끼워져있던 신용카드까지 분실하게 됐다.

오랜 실랑이 끝에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진 그는 택시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시내가 어딨냐”며 “(거기는)차 돌아다니는 것도 10분에 한대씩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겨우 택시를 잡은 그는 두 팔 벌려 ‘타라’는 듯한 행동을 취하는 택시 기사의 차에 탑승했다. 그는 “이게 뭐지 싶었는데 너무 당황스러워서 일단 탔다”며 “근데 거기서는 2시간 동안 더 세게 맞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씨는 양말을 제외한 윗옷, 신발, 반지, 애플워치 등 몸에 치장된 거의 모든 것을 빼앗겼다.

두 번이나 강도들에게 구타당한 그는 5분채 지나지 않아 다른 택시와 마주했다. 그는 “사람이 도망을 가게 된다. 도망 엄청 갔다. 한 곳에 숨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해 뜰 때까지 기다렸다. 해 뜰 때쯤 저택에서 사람이 나오더라”면서 현지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 씨의 상황을 들은 현지인의 반응을 태연했다. 이 씨는 “‘어 그랬어? 사는데 어딘데. 데려다줄게’라며 (이런 일들이 펼쳐지는 게) 너무 당연하다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호스텔 주인도 내가 택시 강도당했다고 하니까 ‘카드(숙소 키) 새로 발급해 줘?’라고 했다”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이를 들은 현지인은 그에게 “너 절대 맞대응하면 안 됐다. 걔네 칼 들고 있고 총 쏘는 애들인데 너 죽을뻔한 거다”며 “두 번이나 그랬는데 살아있는 건 행운”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이 씨는 “저한테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날 줄 알았다. 운이 좋아서 해결은 됐지만 공포 그 자체였다”며 “항상 여러분들 안전 여행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험담을 비롯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지냈다는 한 누리꾼은 “해외여행 다니는 한국 젊은이들이 이런 사고를 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한국 정도의 안전한 치안이 정상적이거나 당연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외국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알 거다. 어디서 살더라도 우범지역이 있고, 지키고 살아도 사고가 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여행 유튜버를 질책하는 댓글에 대해 이 씨는 “좋은 말씀 감사하다. 제가 안일하게 여행해서 일어난 불상사이니 모두 제 책임이다. 꼭 안전 여행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남아공 경찰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현지에서 발생한 ‘살해 사건 피해자’는 6228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68.4명이 살해당한 셈이다. 같은 기간 집계된 성범죄 피해자는 1만1616명, 강간 피해자는 9252명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