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5위 새로운 동맹 창설 HMM, 새 파트너 물색 등 필요 ‘선적 공급 과잉’ 대처도 숙제
하림의 HMM 인수가 무산되자 이제 HMM은 당면 현안인 ‘해운 동맹 재편’과 ‘선적 공급 과잉’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7일 “해운업의 대내외 환경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이제는 HMM이 산적한 현안 해결에 집중할 때”라며 “현재 글로벌 선사 사이에서 이뤄지는 얼라이언스(해운 동맹) 재편은 여러 선사가 연관됐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해운 업계 관계자도 “HMM이 매각 진통으로 인한 노조의 ‘파업 시도’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다행”이라며 “해운업 불황에 대비한 경영 활동에 몰두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해운 업계에는 세계 2위 선사인 머스크(덴마크)와 5위의 하파크로이트(독일)가 내년 2월부터 ‘제미니 협력’이라는 새로운 해운 동맹을 창설하기로 선언한 것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해운 업계는 거대 해운 동맹끼리 화물 적재 공간을 서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는데 이러한 연합이 재편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HMM이 속했던 디얼라이언스의 ‘큰형님’ 격인 하파크로이트가 ‘제미니 협력’으로 옮겨감에 따라 HMM도 거취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인현 고려대 해상법연구센터장은 “이제는 HMM도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등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림의 HMM 인수가 무산됐지만 2016년 8월 시작해 7년 넘게 이어진 HMM에 대한 채권단 관리 체계를 정부에서 빨리 해소하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기환 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부 교수는 “HMM는 궁극적으로는 민간 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해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자금력이 있는 회사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는 자금 동원력 있는 기업이 HMM을 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채권단 내부에서 형성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