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DBR 편집장
“일만 시키면 “제가요?”라고 반문하는 직원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 다 두고 왜 나한테 이 일을 시키냐’는 뜻이겠죠. 이런 태도로 나오면 직장 내에서 ‘금쪽이’를 만난 듯 마음이 상하곤 해요.”(중견기업 마케팅팀장 A 씨)
최근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의 직장인 상담 코너나 온라인 팀장 커뮤니티인 ‘팀장 클럽’ 등에는 ‘3요 스트레스’ 관련 사연이 부쩍 많이 접수되고 있다.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줄여 말하는 ‘3요’는 상사의 업무 지시를 기꺼이 받아들이기는커녕 일을 시키는 이유를 묻고 왜 ‘하필’ 내가 해야 하는지 납득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직원들의 행태를 반영한 표현이다.
다만 MZ세대 리더들은 “상사의 지시에 토를 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내심 생각했던 윗세대와 달리 ‘공정성’ 이슈에 실마리가 있다는 사실은 공감한다는 반응이다. 밀레니얼세대에 속하는 A 팀장(37) 역시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모두에게 득이 되는 설득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해답은 결국 제도 수립에 있다. 제이슨 콜큇 미국 노터데임대 교수와 제시카 로델 조지아대 교수 등 공정성 및 신뢰 분야 대표 학자들에 따르면, 공정성 이슈를 조직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4가지 유형의 공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절차적 공정성, 분배적 공정성, 관계적 공정성과 더불어 정보적 공정성(리더가 의사 결정의 근거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현미숙 하우코칭 대표는 공정성 확보를 위한 회의 프레임을 제시했다. 현 대표는 “특히 특정 업무를 누군가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과 이들에 대한 인정 표시, 업무 수행을 통해 얻게 될 혜택 공유 등의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평가 제도 개편도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는 “누가 해야 할지 모호한 ‘회색 지대’ 업무를 지시할 경우, 이것이 부당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보상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사티아 나델라가 평가 항목에 타인과의 협업 점수를 추가한 것도 ‘협업 우수자’에 대한 보상 차원이었다.
‘결과 공유 전 과정 공유’ ‘일방적 통보 대신 쌍방향 소통’ 등 시대가 요구하는 새 리더상에 ‘3요 극복’의 실마리가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현진 DBR 편집장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