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입학정원 2000명 확대’ 후폭풍 서울대병원-아산 전공의 파업 결정… 의대생-교수들도 “단체행동 참여” 복지부, 병원 221곳과 긴급 간담회 집단행동 주동자 수사-체포 방침
대형병원 의료 최일선에 있는 전공의들이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면서 단체 파업을 결의하며 의료계와 정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한 시민이 7일 서울의 대학병원 앞을 지나는 모습.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부가 전날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힌 걸 두고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파업을 결의하는 등 의사들의 단체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 인턴들은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는 주요 병원에 점검반을 파견하고 “대규모 파업으로 의료에 차질을 빚으면 병원장이 처벌받을 수 있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전공의 파업 결의… 의대생-교수도 “단체행동 참여”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7일 파업 참여를 결정했다. 이 두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만 해도 전체 전공의(약 1만5000명)의 7%를 차지한다.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에서도 파업에 참여하자는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도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충청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 3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도 인턴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턴은 의대를 막 졸업한 새내기 의사들이 받는 첫 수련 과정이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면 따라야 하니 아예 사직서를 내고 나가서 개원을 하겠다는 건데 교수나 병원에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의대생 사이에선 집단 휴학을 통해 항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톨릭대 의대생들은 자체 설문을 진행했는데 ‘단체행동 수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다면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우세했다고 한다. 성균관대와 인제대, 전남대 의대 등도 의대 증원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단체행동 동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병원 조교수들이 모인 대화방에서 ‘난리’가 났다. 2020년 파업 때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교수들은 현장을 지켰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더 안 좋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임시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총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 정부 “파업 시 병원장 처벌, 집단행동 주동자 수사”
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한 수사 및 체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복지부와 법무부, 경찰청 등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들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고 응하지 않을 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경찰은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가 복지부의 업무개시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겠다”며 “집단행위를 주도하는 단체·인사에 대해선 시도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하고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속하게 추적 검거하겠다”고 했다. 복지부 등은 인턴 집단사직 사태와 관련해서도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한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최원영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