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홈쇼핑·그린푸드 등 10개 상장사 3개년 배당 정책 수립 한섬·리바트·이지웰·대원강업 등 첫 배당 현대百 3년간 주당 최소 1300원(300원 상향) 이상 배당 추진 지주사·한섬·지누스 등 자사주 소각(확대) 업계 “불확실한 경영여건 속 주주환원 확대” 평가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주주환원 강화에 나선다. 주주환원 개선 의지를 담은 계열사별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했고 주주친화정책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도 진행하기로 했다.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취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내 상장 계열사 10곳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장기(2024년~2026년, 3개년) 배당 정책을 수립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업체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주주권익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해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번 발표로 3개년 배당 규모를 선제적으로 제시해 주주 입장에서 배당 예측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섬과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대원강업, 현대에버다임 등 5개 계열사는 그룹의 전향적인 주주가치 제고 기조에 맞춰 처음으로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했다. 이들 회사는 앞으로 3년간 최소 배당 성향(배당금 비율)을 10~20%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으로 올해 배당 규모를 작년 대비 확대하면서 불확실한 경영여건 속에서 주주환원이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그룹 전체 배당 규모 역시 전년(2022년) 1434억 원 대비 16.4% 확대한 1669억 원 수준으로 책정한 상태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발표했던 자사주 소각도 진행한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매입을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유통되는 주식 총수가 줄어들면서 주주들이 보유 중인 기존 주식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소각은 주가에 큰 호재로 여겨진다. 계열사별로 한섬의 경우 자사주 추가 매입을 단행하고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5% 수준을 이달 말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2일까지 자기주식 49만2600주를 장내 매수한 상태다. 기존 취득한 자기주식 73만8900주를 포함해 총 123만1500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지누스도 최근 이사회에서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2.3% 수준 자사주 소각 계획을 새롭게 발표한 바 있다. 다음 달 29일까지 자기주식 23만7972주를 장내 매수하고 기존 보유분 23만7972주를 포함해 자기주식 47만5944주를 오는 4월 내 소각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작년 지누스가 일시적으로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2023년도 배당성향을 직전년도와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고 자사주 소각도 단행하기로 했다”며 “작년 전체 당기순이익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작년 12월 보유한 자사주 전량(발행 주식 총수의 4.0% 규모)에 대한 소각을 단행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과 자사주 소각은 물론 시장 소통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주주환원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그룹 내 모든 상장사가 참여한 통합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통합 IR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장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친화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단일 지주회사 중심 새로운 지배구조가 구축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작년부터 13개 상장사 재무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그룹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