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설연휴도 분주 정의선, 자택 머물며 경영 구상 구광모, 휴식 취하며 현안 챙겨 신동빈, 日서 가족과 연휴 보내
새해 들어서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그룹 총수들이 설 연휴(9∼12일)를 맞아 현안 점검 및 경영 전략 구상에 나섰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6일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전세기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중동 지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방문해 사업장을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5일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는 것이다.
UAE에는 삼성물산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이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회장 승진 이후 한 달여 만의 첫 해외 출장지로 이곳을 찾아 현장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삼성SDI가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삼성물산의 네옴시티 산악터널 공사 현장 등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 공장 전환을 완료하고, 하반기(7∼12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도 예년처럼 휴식을 취하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실용주의 리더십으로 평가받는 구 대표는 취임 이후 구성원들에게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비워내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LG는 지난해 12월에도 그룹 전체에 26∼30일 권장 휴가를 실시한 데 이어, 이번 설에는 연휴 전후인 7, 8, 13일을 권장 휴가로 운영한다. 구 대표는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는 한편 올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객가치 혁신’을 비롯한 중장기 사업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면서 올 한 해 경영 전략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연초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투자자 미팅 등을 활발히 해왔다. 다만 과거 명절 연휴 기간을 이용해 롯데 사업장을 둘러본 일도 있어 올해도 현장 경영에 나설지 주목된다. 롯데지주 내 미래성장실장을 맡은 아들 신유열 전무 역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