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작년 역대 최대 매출-영업익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도 선방 나머지 3사는 우울한 실적
지난해 게임업계의 희비가 주력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신작과 기존작이 골고루 흥행한 넥슨과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보유한 크래프톤이 호실적을 낸 반면에 나머지 3개 업체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게임업계가 엔데믹 이후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 규제까지 강화되며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인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2K’(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발표가 이날 마무리됐다. 일본법인(넥슨재팬)을 통해 글로벌 실적을 발표하는 넥슨은 이날 지난해 매출이 4234억 엔(약 3조9323억 원), 영업이익이 1347억 엔(약 1조251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20%, 30%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가 지난해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하고 ‘FC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인기작도 호조를 이어간 영향이다.
크래프톤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6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매출도 1조9106억 원으로 3.1% 늘었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인도 시장에서 서비스가 재개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주요 5개사 중 유일하게 연간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1087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손실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77억 원으로, 8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은 10.8%, 영업이익은 57.7% 감소했다.
올해도 게임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다음 달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는 등 정부 규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글로벌 게임산업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규제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당분간 게임 시장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