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최근 나는 브라질에서 온 두 여행객을 만났다. 이번에 한국에 방문하기로 결심한 이 두 친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한국에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외국인’과는 조금 달랐다. BTS나 블랙핑크 같은 K팝 아티스트의 팬도 아니고 한국 음식 애호가도 아니다. 또 그들은 ‘오징어게임’이나 ‘도깨비’ 같은 유명 한국 드라마나 시리즈를 본 적도 없다. 그들은 매우 특별한 이유로 한국을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많은 사람이 왜 이 나라를 방문하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려고. 그들은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새로운 세대에 속한다. 그 나라의 어떤 문화의 팬이 아닌데도 한국에 온 ‘비(非)K’ 여행자들인 것이다.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 출신 방송인·사업가
그 브라질 여행객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음과 같았다.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나는 색다른 것을 좋아해”. 그들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 말고 한국을 선택한 이유도 흥미로웠다. “중국과 인도는 아직 여행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은 느낌”이고, “일본은 이미 많은 사람이 그곳에 가 보았기에 더는 새롭지 않은 느낌”이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2주간 한국을 여행한 친구들의 후기는 참 색달랐다.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두 사람은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K유니버스’에 대해 쉴 새 없이 침을 튀기며 이야기했다.
서울 외에도, 그들은 제주와 부산을 방문했다고 한다. 이번 여행 일정에는 드라마나 K팝 뮤직비디오 촬영지 대신 여러 박물관, 전시관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이 말하길 “제주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전시관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한국의 모든 것을 눈으로 담고 영감을 얻었다. 일상의 작은 부분마저도 그들에게는 낯설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들은 아침 일찍 출근하러 가는 사람들을 보며 “한국인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얼마나 잘 차려입는지”에 놀랐다. 브라질 사람들이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자주 입는 것에 비해, 한국 사람들은 모노톤이나 무채색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은 한국인들의 패션에 대해 “색상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우아함에서 이득을 보는 패션”이라고 극찬했다.
또 그들은 서울의 카페 숫자에 놀랐다. “커피는 브라질에서 생산되지만, 그 음료를 맛보기 위한 사원(寺院)들은 다 한국에 만들어진 것만 같다.” 그들의 표현이다. “한국인들이 커피를 즐기기 위해 이렇게 많은, 또 이토록 아름다운 장소들을 만든 것을 보면, 커피가 이 나라에서 거의 신성한 것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물론 나는 얼음과 물이 가득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관해서는 감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브라질인에게는 이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브라질에서 커피란 오직 ‘따뜻한 커피’뿐이다!) 대신 카페란 장소의 아름다움에 집중해 이야기를 계속 이끌었다. 마침 두 명 중 한 명이 브라질의 유명 건축가였다. 그는 한국 카페들의 팬이 되었다. “카운터 위의 이 돌을 봐. 아마 브라질산일 것이지만, 우리는 이렇게 아름답게 사용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 출신 방송인·사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