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당국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미국으로 송환할지, 한국으로 송환할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전날 권 대표의 재항소를 받아들여, 권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지난해 12월29일자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다시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성명에서 “이전 범죄인 인도 결정은 ‘이해할 수 없는’ 표현으로 인해 ‘형사소송법 조항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이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승인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항소법원은 지난해 12월19일 이와 관련한 최종 결정은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범죄인 인도 승인을 취소했다.
권 대표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주범으로 꼽히며, 그간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권 대표는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가 같은 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된 여행증명서를 사용해 출국하려다 체포됐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수배 상태다.
한 전 대표의 차이코퍼레이션은 테라폼랩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이다. 차이코퍼레이션의 신현성 전 총괄대표가 권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한 전 대표도 2019년 테라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