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3번에 (테일러) 스위프트라고 쓴 응원팀 유니폼을 들고 있는 캔자시스티 팬.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11일(2+11=13)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58회(5+8=13) 슈퍼볼은 스위프트가 남자 친구 트래비스 켈시(35·캔자스시티)가 뛰는 모습을 ‘직관’한 13번째 경기였다. 스위프트는 전날 일본 도쿄에서 공연을 마친 뒤 8900km를 날아와 남자 친구가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주고 예약한 VIP룸에 경기 시작 약 130분 전 도착했다.
이 행운의 숫자는 이번에도 스위프트를 배반하지 않았다. 캔자스시티는 이날 연장 접전 끝에 샌프란시스코를 25-22로 물리치고 두 시즌 연속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에 올랐다. 슈퍼볼 2연패 팀이 나온 건 2005년 뉴잉글랜드 이후 19년 만이다.
‘언더도그’(예상 승률이 더 낮은 선수나 팀)에는 행운이 필요한 법. 캔자스시티가 터치다운을 허용해 13-16으로 역전을 허용한 4쿼터 초반 행운이 찾아왔다. 샌프란시스코가 보너스 킥(1점)에 실패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때 보너스 킥을 61번 시도해 60번(98.4%) 성공한 팀이다.
그 결과 캔자스시티는 13-16, 3점 차이로 샌프란시스코를 추격할 수 있게 됐다. 미식축구에서 3점 차이는 필드골(3점) 하나로도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4점 이상 차이가 날 때는 최소 필드골 두 개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 1점 때문에 캔자스시티는 19-19 동점으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연장전에서도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캔자스시티는 연장전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먼저 필드골을 내줬다. 지난 시즌까지 슈퍼볼은 어느 팀이든 점수를 내면 바로 끝나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연장전을 치렀다. 그러다 올 시즌부터 양 팀에 공격 기회를 최소 1번씩 주도록 규칙을 손질했다. 그 덕에 캔자스시티는 마지막 공격 기회를 얻어 역전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다. 2010년 이후 NFL 플레이오프 경기가 연장전까지 이어진 건 이번 슈퍼볼이 13번째였다.
미국에서는 켈시가 이번 슈퍼볼 때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NFL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면 스위프트에게 청혼을 할 것인지를 두고 베팅이 열리기도 했다. 켈시는 청혼 대신 진한 입맞춤으로 여자 친구와 기쁨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