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중장기 성장 가능성 보유
반도체 업종도 성장성 높아
단기 리스크 대비한 자산배분 중요
글로벌 채권 비중 확보 병행해야
Q. 최근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현금과 국내 주식만 보유한 50대 A 씨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이라도 추격 매수를 해야 할지 고민이지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현 시점에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상담을 요청했다. A. 최근 투자를 망설이는 고객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새롭게 진입해도 되는지다. 고점에 대한 부담감으로 투자 시점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몇 주 동안 글로벌 수급 동향을 보면 타 지역 대비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주식 내 성장성이 높은 정보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을 여전히 선호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변동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소 과도하다는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데다 이에 따른 미 10년물 금리의 반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연착륙 전망하에 기업이익 및 증시 모멘텀을 저해하는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단기 가격 부담보다 중장기 상승 가능성에 주목해 일정 비중을 꾸준히 확보해 가는 접근이 유효하다.
단, 소수의 기술주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헬스케어 등 방어적 업종으로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이라고 불린 소수 빅테크의 독보적 강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및 고물가 속에서도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디스인플레이션과 금리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는 등 거시경제의 환경 전환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수익성 회복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투자 범위 확장이 더 많은 기회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과 맞물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약 17%의 이익 성장이 예상되며 2025년에도 더 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특정 업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은 다소 높은 변동성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분할매수 전략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순 적립식보다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분할매수를 실행하는 상품 솔루션이 더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업종이 상승할 때는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하락할 때 좀 더 높은 비중으로 매수하는 방식을 시스템적으로 적용한다면 변동성을 줄이면서도 수익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통한 자산 배분 역시 중요하다. 실적 개선에 따른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이 긍정적 방향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심리가 펀더멘털에 비해 다소 앞서나가며 단기 리스크 신호가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으로 시장이 조그마한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만으로 시장에 참여하기보다는 글로벌 채권 비중 확보를 병행하는 것이 변동성 관리나 성과 측면에서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채권은 주식에 비해 기대수익이 높은 자산은 아니지만 현재 금리 수준은 역사적 관점에서 매력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향후 물가 안정과 함께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수익에 대한 기대 외에도 다양한 불확실성하에 위험자산을 보완하는 방어적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주요국 경제가 예상과 달리 빠른 속도의 경착륙에 진입하는 경우 중앙은행들은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로 대응하면서 채권은 자본차익의 수혜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는 지나고 난 뒤에야 정답을 알 수 있는 만큼 시간과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접근한다면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조승희 SC제일은행 판교역지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