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 범행 알린후 잠들어 경찰 “범행동기 횡설수설”
설 연휴 기간 술에 취해 어머니를 살해한 뒤 시신 옆에서 잠을 잔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11일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 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10일 오전 1시경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9일 저녁 외출해 지인과 술을 마시고 귀가했고,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범행 직후 A 씨는 지인에게 전화해 자신의 범행에 대해 알렸다. 지인은 경찰에 “A 씨가 살인을 저지른 것 같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A 씨의 집 안에서 숨진 어머니와 그 옆에 잠들어 있던 A 씨를 발견했다. 어머니는 목 부위를 크게 다친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A 씨는 ‘어머니를 왜 살해했느냐’ ‘범행 당일 기억나는 게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13일 A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당일 시간대별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이해할 수 없는 진술만 계속하고 있어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수사하기 위해 포렌식과 주변인 탐문 조사 등을 진행할 방침”이라며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14일 이후 추가 조사를 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