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물류회사로 도약 꿈 여전 해운동맹 재편-경기 악화가 변수 “매물금액 등 여러 조건 따져볼 것”
국내 유일 컨테이너선사 HMM(옛 현대상선) 매각 협상이 지난주 무산된 가운데 동원그룹 등 HMM 인수를 놓고 하림그룹과 경쟁을 벌였던 회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7일 채권단은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매각 측인 KDB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하림이 경영 주도권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HMM 인수전에는 하림과 동원 등 두 회사가 최종 입찰까지 참여했으나 지난해 12월 더 높은 금액을 써낸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만 한동안은 해운동맹 재편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에서는 화물 적재 공간을 나눠 쓰기 위해 여러 선사끼리 거대 동맹을 이루는데 HMM은 ‘디얼라이언스’라는 해운동맹에 속해 있다. 지난달 세계 2위 선사인 머스크(덴마크)와 5위의 하파크로이트(독일)가 ‘제미니 협력’이라는 새로운 해운동맹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디얼라이언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HMM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해운 경기가 악화한 점도 잠재 인수 기업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4000대를 웃돌았지만 지난해엔 1000대에 머물렀다. HMM의 지난해 3분기(7∼9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97% 하락했다.
동원 관계자는 “우리의 항만하역 사업에 HMM의 해운사업이 연결되면 큰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해 여전히 인수에 관심이 있다”라면서도 “해운 경기가 하향세를 보이는 등 지난번과는 다른 상황이다 보니 매물 금액 등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진행된 HMM 예비입찰에는 동원 외에 LX인터내셔널과 하파크로이트 등도 참여한 바 있다. LX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HMM 재매각과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특별히 언급할 만한 사안이 없다”라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