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불개입 인식… 北 남침 BBC “러-中 오산으로 이어질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콘웨이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대해 러시아의 침공을 부추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AP 뉴시스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은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일본 본토, 일본 남부 오키나와, 필리핀을 연결한다.”
1950년 1월 딘 애치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의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당시 아시아에서 소련을 저지하는 데 주력했던 애치슨 장관은 “이 방어선 밖의 지역이 침략당했을 때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미온적인 나토 회원국에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뉴욕타임스(NYT)는 ‘애치슨 라인’과 같은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NYT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애치슨 라인’과 같은 격이라고 평가한 것은 미국이 굳이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줄이거나, 군사 지원을 중단하지 않아도 말 한마디로 동맹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옛 소련의 영토였던 폴란드 등 동유럽 주요국, 발트 3국 등을 언제든 침공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이 동맹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오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