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CU 작년 매출 8조원대 비슷 추격하는 CU, 매장수는 이미 앞서 편의점 매출, 백화점 추월 눈앞 “유통 1위 가자” 경쟁 더 뜨거워져
A편의점 업체는 길거리 꼬마빌딩에 있는 경쟁사 B편의점의 계약이 끝날 즈음 해당 점주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꼬마빌딩 1층에 있는 화장실을 리뉴얼해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시설이 낡아서 사실상 못 쓰는 화장실이었는데 이를 깨끗하게 수리해 화장실을 찾는 행인들이 편의점으로도 오게끔 하자는 제안이었다. 점주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해당 점포는 A업체의 편의점으로 간판을 바꿨다.
‘편의점 1위 업계’ 타이틀을 둘러싼 GS25와 CU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줄곧 GS25가 1위였지만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앞세운 CU가 추격하며 매출 격차를 줄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25의 지난해 매출은 8조2457억 원으로 2022년 대비 5.9% 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7.6% 늘어난 8조1948억 원으로 양사 모두 매출이 처음으로 8조 원을 넘는 동반 성장세를 보였다.
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타사 매장을 자사 매장으로 바꾸는 ‘간판 갈이’도 늘고 있다. 편의점은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 제한 기준인 50∼100m 이내에 신규 출점이 불가능하다. 규제 때문에 신규 출점이 어려우니 경쟁사 점포를 자사로 가져오는 전략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매년 통상 편의점 중 10% 정도가 계약이 만료되는데 업체들 입장에선 이들이 모두 간판 갈이 경쟁 대상이다. 전국 프랜차이즈 편의점 가맹점 수가 5만 개를 넘어서는 것을 고려할 때 매년 최대 5000여 곳에서 간판 대결이 벌어지는 셈이다.
업체의 ‘알짜 점포’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뀔 수 있어 시장에 나오는 점포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 재계약을 앞둔 점주들은 각 업체가 제시한 지원안 등을 따져본 뒤 재계약할지, 다른 브랜드로 갈아탈지 결정한다.
올해는 편의점 1위가 오프라인 유통 1위 타이틀을 달 수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이 유통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6.7%로 백화점(17.4%)에 0.7%포인트 뒤진 2위를 차지했다. 2021년 대형마트를 제친 이래 백화점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오프라인 유통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편의점 1위 등극과 함께 오프라인 유통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두 회사 모두 출점 및 매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1위 타이틀, 향후 가맹점주 및 공급사 간 협상력을 위해서라도 양사 모두 ‘1위 타이틀’에 몰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