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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규제한 바이든, 틱톡 선거운동 ‘내로남불’ 논란

입력 | 2024-02-14 03:00:00

고령 우려속 젊은층 지지 확보 노려
슈퍼볼 당일 ‘밸런스 게임’ 영상 올려
민주당서도 “현명하지 않아”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틱톡에 올린 ‘밸런스 게임’ 콘텐츠에서 “트럼프 대 바이든”을 고르라는 질문에 “농담이지? 바이든”이라고 답했다. 틱톡 화면 캡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2)이 Z세대가 즐겨 쓰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온라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역대 최고령 미 대통령으로 최근 특별검사 보고서가 그를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지칭한 가운데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모회사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로 민감한 정보가 흘러 들어갈 수 있다며 연방정부 공무원의 틱톡 사용을 금지한 상황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상당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프는 전 미국인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급증하는 슈퍼볼 즉,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당일인 11일 대통령의 틱톡 계정 ‘bidenhq’에 27초짜리 ‘밸런스 게임’ 영상을 올렸다. 밸런스 게임은 고르기 어려운 두 개의 선택지를 두고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게임이다.

이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NFL 우승팀을 골라 보라”는 질문에 일부러 동문서답을 했다. 그는 결승전에 진출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시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고 자신이 태어난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 연고가 있는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골랐다.

이 영상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부캐’인 ‘다크 브랜던’도 등장했다. 눈에서 적색 레이저 빔을 쏘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다. 역시 젊은 층의 주목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영상은 13일 기준 670만 건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틱톡은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중국공산당의 선전 공작을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연방정부 공무원이 정부 소유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11월 대선에서 재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최근 지지율이 밀리자 규제 대상인 틱톡 사용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 공화당은 물론 집권 민주당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에 속한 민주당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나는 틱톡 계정이 없고 개인 기기에서 틱톡을 쓰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고 여긴다”고 불만을 표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크 갤러거 중국특위 위원장 또한 “젊은 유권자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지지를 얻는 것보다 국가안보가 훨씬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고령 우려를 감안해 부통령이 리더로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