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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감옥서 단 하룻밤도 안 보내고 가석방

입력 | 2024-02-14 03:00:00

건강악화 이유 VIP 병실 특혜 수감
감형 이은 가석방… 반년만에 풀려나



지난해 8월 22일 해외 망명 15년 만에 돌아온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방콕국제공항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딸 패통탄(오른쪽)은 친탁신계 정당인 프아타이당의 대표다. 방콕=AP 뉴시스


지난해 15년의 해외 망명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가 곧장 수감됐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75)가 실제로는 교도소에서 하룻밤도 보내지 않고 풀려나게 됐다. 건강 악화를 이유로 줄곧 경찰병원에서 지내 왔던 탁신 전 총리는 최근 가석방 명단에 올라 수감 6개월이 되는 17, 18일경 자유의 몸이 된다.

태국 타이PBS방송 등에 따르면 태국 법무부는 13일 “수감자 중 노인과 환자 등 가석방 대상자 930명을 확정했다”며 “명단에 탁신 전 총리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귀국 직후 법원으로 이송돼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방콕 레만드 교도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수감 당일 의료진의 판단 아래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탁신 전 총리는 경찰병원에서도 지금까지 VIP 병실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건강 상태도 외부로는 공개되지 않아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왕실은 총리 수감 10일 만에 “군주제에 대한 충성과 사법 제도에 대한 존중을 보였다”며 형량을 1년으로 감형하기도 했다.

타위 솟송 법무부 장관은 “70세가 넘은 탁신 전 총리는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으며, 1년 형기 중 6개월을 복역했다”며 “가석방 기준을 충족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태국 교정당국은 지난해 12월 70세 이상이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 수감자는 가석방 대상이 된다는 규정을 새로 도입했다. 입원 상태도 수감으로 판단해 탁신 전 총리는 형기의 반 이상을 복역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탁신 전 총리는 17일 또는 18일 가석방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12월 교정당국이 교도소 과밀화 완화를 명목으로 도입한 새 규정이 탁신 전 총리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탁신 전 총리는 친(親)탁신계 정당의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된 지난해 8월 22일 해외 도피 15년 만에 귀국했다. 현재 프아타이당 대표는 탁신의 막내딸 패통탄이다. 세타 총리는 “가석방은 전적으로 규정에 따른다”며 “탁신은 총리로서 오랫동안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다. 그는 가석방 후 평범한 시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