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원칙” 지역구 양보 일축 의석 배분 등 둘러싼 신경전 본격화 불참한 정의당엔 “시간없다” 압박
범야권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범야권 통합 비례정당 창당을 위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민주연합추진단장(오른쪽에서 네 번째)부터 시계 방향으로 진성준 의원,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송영주 총괄선대본부장, 연합정치시민회의 진영종 공동운영위원장, 새진보연합 김성용 공동선대위원장과 용혜인 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새진보연합, 진보당 등과 함께 야권 통합 비례정당(위성정당) 출범을 위한 첫 회의를 열고 “비례대표·지역구 후보·정책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비례당 참여 여부 관련 내부 이견이 있는 녹색정의당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역구 후보도 양보하라”는 일부 소수정당의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는 경선이 원칙”이라고 일축하는 등 지역구 의석 나눠 먹기를 둘러싼 정당 간 기 싸움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민주연합) 단장을 맡은 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새진보연합 용혜인 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박석운 연합정치시민회의(시민사회 인사모임) 상임위원장 등은 이날 국회에서 “정책연합과 비례대표 추천에서의 연합, 지역구에서의 연합 등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내부 이견으로 첫 회의에 불참한 녹색정의당의 합류를 촉구하면서 “비례연합정당 창당 준비 시한이 있기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순 없다. 이번 주말이 (기다리는) 시한”이라고 했다.
비례 및 지역구 의석 배분을 둘러싼 정당 간 신경전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녹색정의당 지도부 일부는 이번 선거연합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현재 의석수보다 많은 6석 이상 확보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대표 앞 번호뿐 아니라 야권 텃밭 지역구에서의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앞서 정의당 대표를 지냈던 여영국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경남 창원성산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양보가) 아닌 상황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며 공개적으로 민주당에 지역구 양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보궐선거로 당선됐던 진보당 강성희 의원(전주을)도 13일 해당 지역구에서의 재선을 선언하는 등 소수정당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 추후 협상 과정에서 강 의원 지역구를 비롯해 녹색정의당 심상정 의원(경기 고양갑) 지역구 등이 소수정당 몫 ‘당근’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전북 전주을 보궐선거 때 후보를 내지 않아 사실상 강 의원의 당선을 도왔다. 시민사회 진영 일각에서도 “표면적인 당 지지율보다는 오랫동안 진보 가치를 위해 정치를 해 온 세력에 의석 몫을 더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