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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손실 5000억 넘어… 당국, 2차 검사 착수

입력 | 2024-02-14 03:00:00

5대 시중銀 평균 손실률 53.6%
전체 손실액 7조까지 커질 수도




올 들어 한 달여 만에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액이 5대 시중은행에서만 5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ELS 판매사에 대한 2차 현장검사에 나선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총 9733억 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왔다. 하지만 투자한 고객들이 돌려받은 돈은 4512억 원에 그쳤다. 평균 손실률이 약 53.6%로, 손실 규모는 5221억 원이다.

올해 말까지 홍콩H지수 ELS 상품은 총 15조4000억 원어치 만기가 돌아온다. 현재 홍콩H지수가 5,300 선을 보이며 2021년 상품 판매 당시 고점(약 12,000)의 절반을 밑돌고 있어 전체 손실액은 7조 원 안팎까지 커질 수 있다.

투자자들의 예상 피해 규모가 커지자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에 대한 배상안(책임분담안)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16일부터 5개 은행, 6개 증권사 등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사들에 대한 2차 현장 검사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가급적 이달 말까지 책임분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당국이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와 관련한 규제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2차 현장검사가 나온 이후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