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공황장애’ 최상의 치료법…‘죽지 않는 병’이란 믿음

입력 | 2024-02-14 09:40:00

ⓒ News1 DB


최근 여러 연예인이 ‘이 병’을 언급하고 있다. 개그맨 양세형은 전성기에 이 병을 겪어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음을 털어놨고 배우 차태현도 20년 전 미국에서 이 병에 의해 쓰러진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바로 사회 활동이 활발한 이들을 노리는 ‘공황장애’다. 연예인들의 고백으로 널리 알려져 비슷한 증상을 겪던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0만540명이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았다. 10년 전인 2012년(7만9997명)에 비해 2.5배 급증했다.

공황장애는 갑작스레 극도의 불안과 이로 인한 공포를 느끼는 질환이다. 주요 특징은 공황발작과 예기불안이다.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게 겪는 죽을 것 같은 공포감 △가슴 답답함 △심장이 터질 듯한 두근거림 △식은땀 △어지러운 증세 등 여러 신체 증상과 불안이 동반되는 것을 말한다.

빈맥(빠른 맥박)·두근거림·호흡곤란·발한 같은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데, 보통 10분 안에 최고조에 도달하고 20~30분 이내에 사라지며 1시간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공황발작이 오면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찾지만 정작 응급실에 도착하면 멀쩡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공황발작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수일 또는 수개월 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게 공황장애다. 죽을 것 같은 극도의 공황발작을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또 언제 갑자기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게 ‘예기불안’이다.

공황발작을 겪었던 상황이나 장소를 피하게 되고, 그런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예를 들어 지하철이나 버스 등 사람이 많은 대중교통 이용을 주저하거나, 쇼핑몰·영화관 등 사람이 많거나 바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장소는 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유소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예기불안과 광장공포증이 일상생활을 제한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공황발작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한 달간 이어지면 공황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황장애의 원인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스트레스다. 감당하기 힘든 바쁜 일정 혹은 주변의 부담감 등 여러 스트레스 상황에서 시작됐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없는데 일상생활 중 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오기도 한다.

유소영 교수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 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상태에 공황발작이 일어날 수 있으나 공황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최근에는 뇌 기능 이상도 공황장애의 한 가지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황발작을 경험한 상당수는 ‘내가 미치는 건가’라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러나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공황장애를 방치하면 우울증이 겹치면서 치료가 어려워진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90%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된다.

ⓒ News1 DB

윤현철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공황장애는 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임상적 면담을 통해 진단된다. 증상이 심장질환이나 폐질환과 구별하기 어렵기도 해, 처음에는 신체적인 질환으로 인한 증상은 아닌지 검사도 진행한다.

공황장애는 약물치료로도 효과가 좋은 편이다. 보통 항우울제로 알려진 선별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등이 효과가 좋지만,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초반에는 항불안제 등 효과가 빠른 약물과 함께 사용한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몸의 여러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이완시키는 ‘이완 요법’ 등도 사용할 수 있다. 윤현철 교수는 “치료를 유지하면서 담당 의사와 상의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공황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진 스트레스, 술, 과도한 카페인은 피하는 게 좋고 과민반응을 잠재울 요가, 명상, 스트레칭, 규칙적인 운동이 권장된다. 간혹 호전됐다고 느껴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이들도 있는데, 약 복용에 대한 의사결정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윤 교수는 “스스로 ‘죽지 않는 병’이라는 믿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신체검사를 통해 큰 문제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속 주지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신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공황발작이 시작됐을 때 신체 반응을 줄이기 위해 편안한 마음을 갖고 이완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