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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대 투자 사기’ 전청조 1심 징역 12년…“소설 뛰어넘은 막장 현실”

입력 | 2024-02-14 14:58:00

‘재벌 3세’를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씨(27)가 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서울송파경찰서는 이날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와 결혼을 발표한 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씨를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2023.11.10/뉴스1


‘재벌 3세’를 사칭해 30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가 14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의 양형 기준 상한인 징역 10년 6개월을 넘어서는 형이다. 전 씨의 경호실장 역할을 맡은 이모 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날 중국 소설가 위화의 작품 ‘형제’를 언급하면서 “가슴은 물론 성별까지 왔다 갔다 하는 막장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이 사건이 인간의 탐욕과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씁쓸한 소회가 든다”고 말했다. 해당 소설은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이 먹고살기 위해 가슴이 커지는 가짜 크림을 파는 내용이다.

이어 “전 씨는 주위 모든 사람에게 사기 행각을 벌여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망가뜨렸다”며 “피해액이 30억 원에 이르고, 대부분의 피해가 변제되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소설 속 인물은 선하고 착한 사람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그런 행위를 했다”며 전 씨를 향해 “일상이 사기였다는 본인의 재판 중 말처럼 본인의 범행을 돌아보고 스스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질책했다.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 씨의 약혼자로 이름을 알린 전 씨는 지난해 재벌을 자칭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수강생과 지인 27명에게서 30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함께 기소된 이 씨는 전 씨의 실체를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사기 피해금 2억 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3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전 씨에게 징역 15년, 이 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전 씨는 결심공판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행동으로 피해를 회복할 것을 약속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