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라면’ 1000만개 팔리고 ‘9900원 냉동삼겹살’도 인기몰이 “저성장기에 실속소비 패턴 정착”
개당 500원짜리 라면, 9000원대 냉동 대패삼겹살(700g).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다. 2022년 12월 홈플러스에서 출시한 ‘이춘삼 짜장라면’은 개당 500원이라는 가격과 39.6%라는 높은 춘장 함유량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후속 상품으로 짬뽕라면까지 내놓으며 지난달 두 상품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 개를 돌파했다. 편의점 GS25에서도 냉동 대패삼겹살 700g(9900원), 두부 300g(1500원) 등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PB상품들이 주목받았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10∼12월)부터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1년간 국내 PB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1.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재 시장 성장률(1.9%)과 비교하면 약 6배 높은 수치다. 특히 유통사 가정간편식(HMR) PB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모든 업태에서 즉석 국·탕·찌개 PB가 일반 제조사 브랜드 매출을 앞질렀다. 이는 대한상의가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외에서는 PB상품이 경쟁력을 인정받아 유통업체의 주요 매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1분기(1∼3월) 기준 PB상품의 시장점유율은 스위스 52%, 영국 46%, 캐나다 19%, 미국 17% 등이었다.
장근무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럽의 경우 경제 저성장기에 실속 소비 패턴이 정착하면서 자체 브랜드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한국도 최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