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의 증상과 치료 초기 증상 거의 없어 발견 어려워… 노인 인구 수 많아지며 최근 증가 수술 가능성 30% 이하로 낮은 편… 최근 신약 나오는 등 치료법 개선 담석증-간염 겪은 50∼70대 주의… 비만은 발병률 2.2배 높일 수 있어
천재경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담도암 신약들이 속속 나오며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15일은 세계 담관암종의 날이다. 많은 이들이 들어봤지만 무슨 기능을 하는지 사실 잘 모르는 기관이 담관(담도)이다. 담관은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이 간에서부터 십이지장까지 이동하는 통로를 말한다.
간과 십이지장을 잇는 담관(녹색)은 담낭 부위(왼쪽)나 십이지장 부위(오른쪽) 등 다양한 곳에 암이 생길 수 있다.
―담도암의 초기 증상을 설명해 달라.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 복통, 가려움증, 소화불량 등이다. 하지만 대체로 초기엔 무증상이라 환자 스스로 담도암을 의심하긴 어렵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으면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0∼70대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 나이대는 건강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담도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검진법은 아직 없다. 그 대신 건강검진 시 혈액검사에서 황달 등 간기능 이상 수치가 나왔다면 추가 검사를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담도암은 담석증, B형 간염, C형 간염 병력이 있는 사람이 많이 걸린다는 점도 참고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도 담도 이상 여부를 살필 수 있다. 다만, 환자의 비만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초음파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의심 소견이 있을 때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보다 정확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담도암은 사망률이 높은 암이기도 하다.
“담도암은 예후가 불량한 질환이다.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최초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발견되는 환자는 20∼30%에 불과하다.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60∼70%의 환자는 암이 재발한다. 다른 암종은 치료제가 계속 나왔지만,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나오지 않던 상황이라 생존율도 낮았다. 그러나 수술 방법 개선, 치료제 개발 등으로 최근 들어 담도암 치료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담도암 간 절제술도 복강경으로 가능해졌다. 치료제로는 면역항암제 더발루맙 병용요법이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에게 효과를 내고 있다.”
―담도암 예방 방법이 있나.
“안타깝지만 아직 담도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최대한 피하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담도암의 원인으로 꼽히는 담석이나 담관염, 간경변, 바이러스나 음식에 의한 간염 등을 조심하는 게 좋다. 이들 질환을 갖고 있거나 경험한 분은 정기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비만과 음주도 담도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비만은 정상인 대비 담도암 위험을 최대 2.2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규칙적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음주는 잘 아는 것처럼 간에 무리를 주니 줄이는 게 좋다.”
―담도암 환자와 보호자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앞이 깜깜할 것이다. 더구나 찾을 수 있는 정보와 치료 방법이 많지 않은 담도암 환자라면 더 외롭게 느껴질 수 있다. 예후가 나쁜 질환이고 재발도 잦지만 치료가 잘 이뤄지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암이기도 하다.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갈수록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암 환자 치료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환자의 강한 의지다.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을 믿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겠다.”
담관(담도)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이 간에서부터 십이지장까지 이동하는 통로를 가리켜 ‘담관’ 또는 ‘담도’라고 부른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