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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어르신 안부 묻고 말벗 되어드려요”

입력 | 2024-02-15 03:00:00

경기도, 1인 가구 생애주기별 지원
주거-안전 등에 8807억 원 투입
고립은둔청년 프로그램 등 추가
시군 자유주제 제안사업도 확대



거동이 불편한 노년층 환자(왼쪽)가 동행인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과 약국을 방문하는 모습. 경기도는 병원에 함께 갈 가족이나 지인을 찾기 힘든 1인 가구를 위한 ‘병원 안심 동행 서비스’를 올해 10개 시군으로 확대 운영한다. 경기도 제공


30.2%. 2022년 말 기준 경기도 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다. 경기 지역에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라는 뜻이다. 2020년 27.6%(140만6000가구), 2021년 29.2%(154만3000가구)로 집계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1인 가구도 2020년 17만4616가구에서 2021년 20만803가구, 2022년 21만5641가구로 매년 늘었다.

● 최대 25만 원 이사비 지원
경기도가 이런 상황을 반영해 ‘1인 가구 지원 시행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주거와 안전, 건강, 외로움 등 4개 영역에 39개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총 8807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도는 전 연령대에 걸쳐 1인 가구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올해부터 주거난을 겪는 청년들의 이사비를 지원한다.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의 무주택 청년(만 19∼39세)에게 최대 25만 원 한도로 이사비와 중개보수비를 준다. 신청 대상은 올해 경기도로 전입했거나 경기지역 안에서 이사한 청년 가구다. 이달 중 경기복지재단에 신청하면 된다.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 노인말벗서비스’를 추진한다. 홀몸노인과 차상위 취약계층 등 안부 확인이 필요한 대상자 5000명에게 주 1회 인공지능 상담원이 안부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전화를 3번 이상 받지 않거나 ‘살고 싶지 않다’ 등의 단어가 감지될 경우 경기도사회서비스원에서 직접 전화를 시도하고, 필요시 읍면동 복지서비스 담당자가 직접 거주지를 방문해 응급 상황이 발생했는지 확인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1인 노인 가구의 정서적 안정과 외로움, 우울감을 해소하고 고독사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1인 가구 밀집 지역 등 우범지역에 방범 시설물을 설치하는 환경개선 사업 △고립은둔청년 실태 파악 및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 등의 정책이 올해 새롭게 포함됐다. 김도양 경기도 가족다문화과 팀장은 “경기도 1인 가구는 지역별·생애주기별로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촘촘한 정책 추진을 위해 전문가들과 주택, 청년, 노인 등 도내 15개 부서가 협업해 시행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병원 안심 동행 서비스, 10개 시군으로 확대
도움이 필요한 1인 가구에 대한 지원도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광명시 등 5개 시군에서 시작한 병원 안심 동행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요양보호사 등의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이 병원에 함께 갈 가족이나 지인을 찾기 힘든 1인 가구를 위해 집에서 출발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귀가할 때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다. 올해는 평택시와 시흥시, 광주시, 구리시, 양평군이 새로 참여한다.

이용 요금도 시간당 5000원에서 관내 거주자는 3시간에 5000원으로 낮췄다. 자신이 거주하는 시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지난해 총 1184명에게 병원 동행 서비스를 지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99로 매우 높게 나타나 확대 시행한다”고 말했다.

지역별, 생애주기별 특성을 반영해 시군이 제안하면 경기도가 돕는 ‘1인 가구 자유주제 제안사업’도 지난해 8개 시군에서 올해 12개 시군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파주에 사는 1인 가구 군인을 대상으로 군인 마음 클리닉을 운영하고, 성남에서는 중증 질환자 1인 가구에 당뇨식 등 맞춤형 영양식을 제공하는 자유주제 제안 사업이 호응을 얻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