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前 국가안보실장 밝혀 “최적 선택지 아니다” 최종 배제… 대통령실은 “논의한 적 없다” 부인 트럼프 집권해 ‘핵우산 불신’ 커지면 韓서 ‘핵 자강론’ 다시 고개 들 수도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 향후 국방부 주도 전환 한미 핵협의그룹(NCG) 공동대표인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왼쪽)과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수석 부차관보가 12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에서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 대선을 전후로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으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면 한국에서 전술핵 재배치 등 ‘핵 자강(自强)’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전술핵 재배치 검토… ‘최적 옵션 아냐’ 배제
김 전 실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와의 대담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카운터파트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NCG 창설 및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포함한 여러 옵션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확장억제의 신뢰도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려를 줄일 방법을 논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우리는 (다른 옵션들보다) NCG가 훨씬 더 유용하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북한이 미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흔들어 한국 내 핵 자강론을 부추기고,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 전 실장은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으며 한미 확장 억제가 효과가 없다고 선전할 수 있다”며 “7차 핵실험은 한국의 핵무장 목소리를 자극하고 이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전 실장이 한미 안보사령탑 간 전술핵 재배치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저는 팩트가 안 맞다고 본다”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이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비공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 트럼프 당선 시 핵자강론 재부상 가능성
북한이 러시아와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도발을 이어가면서 미 대선을 전후로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 합의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북한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 방송 등은 2017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NSC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지 않으면 한일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 등을 묵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