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홍진기 교수팀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붙여 개발한 ‘쇠고기 쌀’. 연세대학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쇠고기 쌀’을 개발했다.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단백질 및 지방 함유량을 높인 것이다. 연구진은 식량이 부족한 나라에 유용한 영양분으로 사용되거나 군대 혹은 우주 식량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이 같은 ‘쇠고기 쌀’을 14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메타’에 발표했다. 같은 날 네이처는 “밥만 먹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가와 함께 개발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연구진은 쌀에 소의 근육 및 지방 줄기세포를 붙여 배양했다. 마치 밥 위에 쇠고기가 올라간 ‘쇠고기 초밥’과 유사한 형태다. 홍 교수는 “배양육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쌀이 유용한 지지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쇠고기 쌀이 함유하고 있는 지방과 단백질은 일반 쌀보다 100g당 0.01g, 0.31g 더 많다. 각각 7%, 9%가량 많아진 것이다. 연구진은 배양할 때 소의 줄기세포 수를 늘리고 배양 조건을 최적화해 단백질과 지방 함유량을 더 높일 예정이다.
가격도 일반 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추후 상업화 및 대량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쇠고기 쌀의 가격은 1kg 당 약 3000원으로, 일반 쌀과 비슷한 수준이다.
홍 교수는 “우선 반려동물을 위한 식품으로 개발해 볼 예정”이라며 “향미(香味)가 나는 물질을 첨가하면 향후 ‘컵밥’과 같은 형태로 개발도 가능해 군대, 우주 식량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