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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GC녹십자, 美서 공동개발 파브리병 치료 신약 연구결과 발표… “우수한 효능 확인”

입력 | 2024-02-15 22:40:00

주 2회→월 1회 투여… 치료 편의↑
‘월드심포지움 2024’서 신약 연구결과 2건 발표
우수한 효능에 따라 희귀질환 지정·임상 추진



한미약품 R&D센터 소속 김원기 연구원(왼쪽)과 박초롱 연구원이 월드심포지엄 2024에서 파브리병 치료제 ‘LA-GLA’ 주요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세계 최초 월 1회 피하투여제형 파브리병 치료 혁신신약’ 공동연구 주요 결과를 전 세계 희귀질환 분야 전문가들이 모이는 학회에서 공개했다.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효능으로 희귀질환 연구자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월드심포지움 2024(WORLD Symposium 2024)’를 통해 ‘LA-GLA(개발명 HM15421, GC1134A)’의 우수한 효능을 확인한 연구결과 2건을 포스터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신장기능과 혈관병, 말초신경장애 개선 효능이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희귀질환으로 리소좀축적질환(LSD, Lysosomal Storage Disease)의 일종이다.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세포 내 소기관 ‘리소좀’에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아제A’가 결핍되면서 발생하는데 체내 처리되지 못한 당지질이 지속 축적되면서 세포독성 및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여러 장기가 서서히 손상돼 사망에 이르는 진행성 희기난치질환이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LA-GLA의 ‘리소좀 내 안정성’과 ‘연장된 생체 내 반감기’를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파브리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파브리병 환자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한 효소를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인 효소대체요법(ERT)으로 치료를 받는다. 이러한 1세대 치료제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수 시간 동안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또한 정맥 주입에 따른 치료 부담과 진행성 신장기능 악화에 대한 유효성 부족 등 한계가 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공동개발 중인 LA-GLA는 기존 1세대 치료제 한계를 개선한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다.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파브리병 동물모델에서 LA-GLA 반복 투약 시 기존 치료제 대비 신장기능 및 섬유화 개선 효능을 확인했다. 여기에 LA-GLA 반복 투약 시 말초감각기능과 이를 관장하는 신경세포의 조직학적 병변이 유의적으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당지질 축적에 의한 혈관벽 두께 증가 현상도 효과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왔다고 한미약품 측은 전했다. 해당 결과를 근거로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LA-GLA에 대한 희귀의약품지정(ODD)과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감안할 때 제약기업 본연의 사명감을 견지하고 끝까지 매진해 나아가야 하는 영역”이라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지속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지난 2020년 LSD 치료를 위한 차세대 혁신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희귀질환 분야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목표로 현재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월드심포지움은 올해 20회를 맞은 학회로 세계각지 전문가들이 모여 리소좀 질환 관련 연구를 논의한다. 전 세계 50여 국가에서 관계자 2000명 이상이 참석하는 글로벌 포럼으로 거듭났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