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500명, AI로 165조원 벌어 엔비디아, 구글 제치고 시총 3위로 MS-애플 이어 ‘2조달러 클럽’ 넘봐 AI 산업, 세계 富의 지도 재편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가 번 돈은 대부분 인공지능(AI)에서 나왔다.”
세계 500대 부호가 올 들어 번 돈의 96%가 AI 관련 자산에서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분석했다. AI 관련 산업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기존 부호를 더 큰 부호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억만장자도 속속 탄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엔비디아는 13일과 14일 양일간 각각 아마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모두 제치고 미 시가총액 3위 기업에 올랐다. 이제 엔비디아보다 앞에 있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뿐이어서 AI 산업의 위력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 500대 부호, 올 들어 AI로 1240억 달러 벌어
마크 저커버그
약 한 달 반 동안 AI로 가장 많은 돈을 번 부자는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모기업 메타의 저커버그 CEO였다. 그의 전체 재산은 약 1700억 달러이며 이 중 대부분인 1610억 달러가 AI 관련 자산이다. 특히 올해 늘어난 AI 관련 자산이 371억 달러이다.
메타는 지난해 AI를 최우선 사업으로 규정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 2’를 출시했다. 올해도 AI 산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AI 산업의 활황은 신규 부호 또한 대거 탄생시켰다. AI용 고성능 컴퓨터를 제조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공동 창업자 찰스 리앙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3배 늘어 현재 62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AI 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의 알렉스 카프 공동 창업자가 보유한 팔란티어 주식도 7일 하루에만 약 31% 올랐다. 그의 재산 역시 28억 달러가 됐다.
재일교포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자산 또한 올 들어 37억 달러 늘었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95%를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매출 증가와 주가 상승 덕이다.
● 엔비디아 호황에 TSMC-AMD도 수혜
젠슨 황
14일 미국 뉴욕 증시의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2.46% 오른 739.0달러로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 또한 1조8253억 달러(약 2438조 원)를 기록해 알파벳을 제쳤다. 주가는 올 들어 49% 올랐다. 최근 1년간의 상승폭 또한 221%에 달한다. 주가 상승세가 전문가 예측보다 훨씬 빠른 탓에 많은 월가 애널리스트 또한 목표 주가를 상향하는 데 애먹을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약 1년 반 전인 2022년 8월만 해도 30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거듭하여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가 됐다. 약 8개월 만에 MS와 애플에 이어 시총 ‘2조 달러’ 기업을 넘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호황 덕에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TSMC의 주가까지 덩달아 뛰고 있다. 15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전일 대비 7.89% 오른 697.0대만달러로 마쳐 2020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경쟁사인 미 반도체업체 AMD의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리사 수 AMD CEO의 순자산 또한 12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