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질문에 바이든 옹호 발언 안보전문가들 “진심인지 의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하는 게 러시아에 이롭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에 대해서는 “미 대선이 점점 더 악랄해진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답변을 두고 진짜 속내와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4일 자국 국영방송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미 대선에서 이기는 게 더 러시아에 좋은가’라는 질문에 “바이든”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는 더 경험이 있고 더 예측 가능하며 전통적인(old school) 정치인”이라며 “우린 미국인들이 신뢰하는 어떠한 미국 대통령과도 공조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인지 능력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점점 더 악랄해지고 있다”며 미 선거 캠페인의 인신공격적 측면을 비판했다. 그는 2021년 스위스 제네바 회의를 회상하며 “사람들은 이미 그때 바이든이 유능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난 그런 걸 전혀 못 느꼈다”며 “그는 (말할 때) 자신의 메모를 봤는데 솔직히 나도 내 메모를 봤다. 이런 건 별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헬리콥터에서 내리다가 머리를 부딪힌 사건에 대해서는 “누구나 무언가에 머리를 부딪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유세에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이 내게 ‘그거, 참 안 됐네’라고 말하지만 아니다. (오히려) 그가 내게 정말 큰 칭찬을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미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어 “재선에 성공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매우 신속하게 종식시키는 등 놀라운 일을 성취하겠다”고도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