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발 의대생까지 확산 한림대 4학년들 ‘1년 휴학’ 결의 복지부 “집단행동 안 하도록 설득”
전라북도 의사회 회원들이 15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의대증원 정책 강행’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2.15/뉴스1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과 관련한 반발이 의사뿐 아니라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의대생 단체는 새 학기를 앞두고 “동맹 휴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부는 각 의대에 정상적인 학사운영을 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보내는 등 진화에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5일 성명을 내고 “13일 열린 총회에서 40개 의대 대표가 만장일치로 단체행동 추진에 찬성했다”며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최종 의결을 거쳐 동맹 휴학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의대생은 약 2만 명이다. 의대협은 “2000명 증원할 경우 교육의 질적 저하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림대 의대 4학년 학생들은 “만장일치로 1년간 동맹 휴학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동맹 휴학은 의대생들이 낼 수 있는 가장 강한 카드다. 4년 전 의대 증원 논의 때는 의사 국가고시 응시 대상 중 86%가 시험을 거부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국가고시가 끝난 터라 동맹 휴학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 대표도 사직 의사를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대전협)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일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20일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면서도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전협 회장 및 비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전공의 사이에선 “집단 사직서 수리를 금지하니 우회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자는 시그널”이란 반응과 “비대위 구성도 안 하고 떠난 건 무책임하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수도권의 2년 차 레지던트는 “새 비대위원장을 뽑아 더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했다.
원광대병원 전공의 7명도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까지 수련한 뒤 16일부터 사직한다고 병원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고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시도의사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등 10개 시도에서 의대 증원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의대 증원 논의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국가 혼란을 초래한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