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PK 격전지 대진표 첫 확정 광진을 오신환 vs 고민정 맞대결 낙동강벨트 與중진-野현역 격돌 분당갑 등 공천 수싸움 치열해질듯
22대 총선을 54일 앞두고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 등 서울과 부산·경남(PK)의 ‘양강(兩江) 벨트’ 여야 대진표가 처음 확정됐다. 서울 광진을에선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초선)과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맞붙게 됐다. 낙동강 벨트에서도 민주당 현역들과 국민의힘 중진들 간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 최고위원은 광진을에, 홍익표 원내대표(3선)는 서울 서초을에 단수공천하는 3차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 의원은 통상 가장 마지막에 발표하는데, 두 사람의 경우 일찌감치 대진표를 확정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고 최고위원의 단수공천 확정으로 전날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은 오 전 의원과 이른바 ‘리벤지 매치’가 펼쳐지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고 최고위원에게 패배했다. 오 전 의원은 오 시장 아래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국민의힘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수 공천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빅매치 성사 가능성도 커졌다.
‘양강 벨트’ 대진표가 윤곽을 갖춰가면서 여야 간 남은 지역구를 둘러싼 공천 수싸움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서울 중-성동갑과 마포갑, 동작갑 등 남은 한강 벨트 지역 공천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은 서울 동작을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차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단수공천받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 민주당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속도내는 낙동강 혈투… 與 중진 차출에 野 9곳중 7곳 조기 공천
與 “낙동강 바람으로 수도권 승기”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전격 차출
野 “PK 민심 흔들려 세확장 기회”
김두관-최인호-김정호 등 맞불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전격 차출
野 “PK 민심 흔들려 세확장 기회”
김두관-최인호-김정호 등 맞불
총선을 54일 앞두고 여야가 부산·경남(PK)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를 둘러싼 총력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PK 5개 지역구(부산 사하갑·사하을, 경남 김해갑·김해을·양산을)에 현역 의원 및 영입 인사를 단수 및 전략 공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5선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당 중진 의원들을 전격 차출해 이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험이 많은 여당 중진들과의 대전에 대비해 우리 당 현역 의원들이 곧장 본선 준비에 주력할 수 있도록 일찍이 후보를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
● 野, 9곳 중 7곳 단일 후보…與 중진 전진 배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3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에서 부산 사하갑(최인호 의원)과 경남 김해갑(민홍철 의원)·김해을(김정호 의원), 경남 양산을(김두관 의원) 지역구를 단수공천 대상으로 선정했다. 부산 사하을에는 영입인재 2호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를 전략 공천했다. 민주당은 앞서 부산 북-강서을(변성완 후보), 경남 양산갑(이재영 후보) 공천을 결정했다. 낙동강 벨트 수성을 목표로 9개 선거구 중 7곳을 일찌감치 단일 후보 공천 지역으로 확정한 것이다. 민주당은 아직 공천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부산 북-강서갑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부산 사상구에선 21대 총선에서 장제원 의원에게 5%포인트 차로 석패했던 배재정 전 의원이 뛰고 있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에 이 지역들도 공천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공천에 속도를 내며 이슈를 만들어내자 PK 지역 거점인 낙동강 벨트 공천의 고삐를 죄며 맞불 구도를 만들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북·강서·사상·사하구, 경남 김해·양산시 등 낙동강 하구 지역을 포함하는 낙동강 벨트는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으로 민주당 험지인 PK에서도 비교적 야당 지지세가 높다. 21대 총선에서도 낙동강 벨트 내 9개 선거구 중 5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차출해 전진 배치함으로써 PK 전반의 전력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아직 최종 공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당은 서병수 의원에게 부산 북-강서갑으로, 김태호 의원과 조해진 의원에게 각각 경남 양산을과 경남 김해을로 출마해줄 것을 요청해 당사자들이 수용한 상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 17일 지역구 면접을 거친 뒤 18일경 단수공천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낙동강 벨트 지역구 현역인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민주당 최인호 의원 지역구인 사하갑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 與 “민주당 구심점 탈환” 野 “총선 승리 필수 조건”
국민의힘은 PK 내에서도 어려운 지역으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를 탈환해야 전반적인 선거 판도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지역 내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인 봉하마을(김해)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평산마을(양산)이 위치하고 있어 “야권의 정신적 구심점을 무너뜨린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벨트에서 바람을 일으켜 영남에서 선전하면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민주당도 영남 지역에서의 지지세 회복을 위해선 낙동강 벨트 사수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둘 때도 부울경 지역에서는 의석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이번 총선 때는 반드시 만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정부의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등을 계기로 PK 민심이 민주당에 상당히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낙동강 벨트는 물론이고 경남 창원 성산, 진해까지 세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