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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격전지서 철수… 대선 앞둔 푸틴 “중요한 승리”

입력 | 2024-02-19 03:00:00

[유럽내 번지는 자강론]
서방지원 감소속 러 공세에 퇴각
NYT “러, 바흐무트 이후 최고 성과”
바이든 “美 의회가 손놓은 결과”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2년을 맞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의 주요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가 17일(현지 시간) 러시아에 완전히 함락됐다. 미국 등 서방의 지원 감소로 고전하는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 판세가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임은 물론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초기 몇 달 이후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이 진단했다. 다음 달 대선에서 5선을 시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요한 승리”라고 반기며 주요 치적으로 삼을 뜻을 분명히 했다.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관은 이날 “군인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한다”며 “더 유리한 전선에서 방어를 이어간 후 반드시 수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아우디이우카 점령 사실을 공개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곳의 화학공장 건물 위에서 러시아 병사들이 국기를 게양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아우디이우카는 2014년 러시아와의 합병을 원하는 분리독립주의자들이 잠시 점령했지만 우크라이나가 곧 통제권을 되찾은 곳이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이곳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2022년 2월 전쟁이 발발한 후 양측은 이 일대에서 혈투를 벌여 왔다. 지난해 5월 인근의 또 다른 요충지 바흐무트를 러시아에 내준 우크라이나는 “아우디이우카만은 반드시 사수하겠다”며 대대적인 병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와 서방의 지원 감소로 포탄 등 우크라이나군의 물자 부족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공습과 지상군 투입을 병행하자 열세에 놓이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를 3개 방면에서 에워싸자 우크라이나군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NYT는 러시아의 관점에서 보면 아우디이우카 점령이 바흐무트 점령 이후 최고 성과라고 진단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최근 몇 주간 600마일(약 960㎞)에 달하는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했으며 아우디이우카의 함락으로 크레미나, 마린카, 로보티네 등 인근 도시의 방어선 또한 위태롭다고 우려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을 반대하는 야당 공화당을 향해 “미 의회가 손 놓고 있어 초래된 결과”라며 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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