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가 인증한 수술 예약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캡처
정부의 의대 정원 확충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집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수술이 취소될 수 있다고 불안감을 호소하는 암 환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수술 D-19 남겨둔 암 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기스트암(위장관 기질 종양)을 앓고 있다고 소개한 글쓴이 A 씨는 “지난해 6월 말 아빠가 되는 기념으로 출산 4주를 앞두고 건강 검진했다가 위에 종단면 기준 20cm가 넘는 종양을 발견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간에도 전이된 상태라 매일매일이 떨어지기 직전의 낙엽과 같다”고 밝혔다.
A 씨는 “사실 줄어든 상태도 수술할 상태는 아니라고 들었다”며 “종양 내부에 다른 반응을 보이는 세포가 보여 급하게 잡힌 응급 수술이다”라고 말했다.
A 씨가 올린 수술 취소 관련글.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캡처
그는 “가입한 기스트암 환우회 카페에서 최근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취소됐다는 글이 올라왔다”며 관련 글을 캡처해서 소개했다.
A 씨는 “정부나 대통령이나 의사나 너무 밉다. 내 새끼 초등학교 입학은 지켜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수술은 할 수 있을까? 살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환우회에는 수술취소, 입원 취소됐다는 글들이 올라와 나도 아마 다음 주에 연락이 오지 않을까 무섭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예정대로 잘 수술받으셔서 쾌차하시기를 바란다”, “병원도 급한 수술을 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지금은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 “힘내라는 라는 말밖에 못 하겠다”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공의 집단행동 예고에 대해 “응급·중증 수술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고, 필수 의료 과목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지도록 체계를 갖추겠다”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공보의와 군의관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