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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단행동에…軍병원 응급실 개방하고 군의관 파견 준비

입력 | 2024-02-19 11:15:00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2.19/뉴스1


군 당국이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12개 군 병원 응급실을 민간인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파업 상황이 악화되면 민간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군의관의 응급 의료기관 파견도 준비하기로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민간 의료계의 파업 강행 시, 범부처 차원의 대책에 근거해 국군수도병원 등 12개 군 병원 응급실을 개방하고 응급환자 진료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엔 모두 15개의 군 병원이 있으며, 이 중 구리·대구·함평 등 응급실이 없는 3개를 제외한 12개 군 병원(△의무사 예하 수도, 대전, 고양, 양주, 포천, 춘천, 홍천, 강릉, 서울지구병원 △해군 예하 포항병원, 해양의료원 △공군 예하 항공우주의료원)의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우선 개방하겠다는 게 국방부의 구상이다.

우리 군은 이번 설 연휴에도 24시간 일반 국민의 응급진료를 지원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설과 추석 연휴에 군병원의 응급진료를 받은 국민은 300여명이었다.

군 당국은 파업 상황을 고려해 군 장병 의료지원태세에 제한이 없는 범위 내에서 민간 외래환자 진료, 군의관 파견 방안 등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일단 응급실을 먼저 개방하고, 파업 진행 상황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외래진료도 받을 것”이라면서 “파업이 더 확대되면 필요한 인력을 제외하고 가용한 군의관을 민간병원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민간 외래환자 진료 시 그 횟수 등과 관련한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병원의 경우 장병 진료가 우선이기 때문에 군의관의 민간병원 파견 규모도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이날 오후 국군의무사령부와 수도병원을 방문해 민간인 대상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장을 확인하고 준비 상태와 군 의무지원 태세를 점검할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20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방문해 병원 내 외상센터 의료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2023.1.20/뉴스1

앞서 국군수도병원은 민간 위탁수련병원에 파견된 군전공의를 복귀시키지 않기로 했다. 군전공의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하는 수련병원 또는 수련기관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로, 국군수도병원에서 위탁병원으로 파견된 인력은 54명이다. 군전공의들은 수련을 마치면 장기 군의관으로 일하게 된다.

군 당국은 군전공의가 파업에 휘말리지 않도록 이들을 복귀시키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군인 신분인 만큼 파업에 동참할 우려가 없다고 보고 현장 여건을 고려해 이들이 수련병원에 남아 환자 치료에 전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파견 나간 인원들의 여러 여건을 생각해서 복귀도 생각했지만 계속 해당 위탁병원에 있는 것으로 결정했다”라며 “군의관 신분이기 때문에 파업에 동참할 우려는 없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일부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서울 5개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이날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 회의에 참석해 국방부 차원에서 비상진료체계 관련 인력 지원과 관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만약 집단행동이 본격화한다면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정부는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해 비상 진료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또 “공공의료 기관에서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다”며 “97개 공공병원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진료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