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임상강사 등 당직근무 스케줄 짜 공백 커지면 신규 초진·입원 감축 전망 전공의 없이 운영 가능 최대 2주 정도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오는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 공백에 대비해 교수들과 임상강사의 일정을 조정하고 진료과별로 입원·수술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19일 각 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이탈로 인한 진료 공백을 대비해 진료과별로 환자의 중증도 등을 고려해 입원·수술 일정 연기 등을 진행 중이다. 전공의 집단휴진이 현실화하면 당분간 교수들과 전임의(임상강사)들이 당직근무를 하며 전공의의 빈 자리를 메우게 된다. 향후 의료 공백을 고려해 외래진료와 입원예약을 줄여 신규 초진 및 입원 환자 진료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세브란스병원은 하루 평균 220여 건의 수술을 하는데, 이날부터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암 환자, 중환자 수술 중심으로 운영된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나눠 심근경색·뇌졸중·중증 외상 등 ‘중증 환자 구역’과 가벼운 외상 등 ‘경증 환자 구역’으로 나눠 운영 중인 응급실을 중증 구역으로 축소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날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현황을 고려해 진료과별로 전공의 규모에 따라 입원, 수술 일자 등을 조정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방 병원에서 보내고 있는 응급 전원을 고려, 예약된 수술을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당분간 교수와 펠로우(전임의)의 당직 근무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입원이나 수술 일정이 조정되는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빅5’ 전공의는 총 2700여 명으로 ‘빅5’ 병원 의사 중 37%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중환자 진료나 야간·휴일 응급환자 진료, 수술 보조 등을 맡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공의 부재가 장기화할 경우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으로 운용하거나, 인력 재배치로는 진료 공백을 감당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교수나 전임의가 당직을 서도 인력 자체가 부족해 진료 가능 범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 “전공의 없이 대학병원을 비롯해 이른바 대형병원이 버틸 수 있는 시한은 최대 2주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각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여서 실제 병원이 사직서를 수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복지부 집계 결과 지난 16일 기준 23개 수련병원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아직 사직서가 수리된 경우는 없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