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매체 '슈피겔' 클린스만 심층 인터뷰 공개 정 회장 "벤투와 같은 프로세스" 주장과 상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나눈 대화에서 했던 농담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독일 매체 ‘슈피겔’을 통해 한국 대표팀 부임 과정부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에서 느낀 감정과 평가 등을 공개했다.
해당 매체는 지난달 21일(한국시간) 공개한 심층 인터뷰 기사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이 한국과 연을 맺는 과정이 ‘우연’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컵 당시 한국은 16강전에서 브라질에 패배했고,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사임했다. 이때 VIP석에서 정 회장을 만난 클린스만은 ‘몽규, 만나서 반갑다. 감독을 찾고 있나’고 되물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클린스만은 단지 ‘농담’으로 말한 것뿐인데, 당시 정 회장은 완전히 굳어진 채로 ‘진심이냐’고 되물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만남은 이튿날 도하의 한 호텔 카페에서 약속을 잡고 또 한 번 이뤄졌다.
‘슈피겔’은 “여러 이야기가 오간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은 ‘몽규,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그냥 말했던 겁니다. 혹 흥미가 있으면 또 연락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농담에서 진심으로 이어진 클린스만 전 감독과 정 회장의 인연은 결국 슬픈 결말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축구회관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며 클린스만 경질 소식을 직접 알렸다.
정 회장은 경질 소식 발표 당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벤투 감독 선임 때와같이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지고 최종으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5명으로 정했다. 이후 우선순위 1, 2위를 2차 면접했고, 클린스만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아시안컵을 바라본 시선도 달랐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을 앞세워 정상을 노렸으나, 사상 처음으로 요르단에 패배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팀 분위기까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은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이유를 밝혔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8일 ‘슈피겔’을 통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한국 대표팀에 불어넣었다”고 자평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은 드라마였다”며 “스포츠 측면에서 본다면 아시안컵은 성공적인 결과였다”고도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