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전년 대비 17% 늘리면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이 7일 매출액변동공시를 통해 발표한 지난해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840억 원, 당기순이익은 1563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4% 하락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7.0% 상승했다. 회사 측은 위탁 수수료와 운용 부문에서 수익이 증가했지만 보수적인 대손 충당금 적립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실적 상승은 탄탄한 리스크 관리에 기반을 뒀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 사건·사고가 잦았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이 같은 이슈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단기 수익성을 좇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브리지론(단기대출)도 전체 PF 규모의 10%에 불과하다. 최근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해외 부동산 투자도 일본 부동산의 비중이 높아 오히려 엔화 약세와 저금리 수혜를 보고 있다. CFD도 고수익 달성이 가능하지만 투자자 보호가 어렵다는 판단에 도입을 철회했다. ELS와 관련해서도 단계적으로 비즈니스를 축소하면서 지난해 말 발행액 기준 시장점유율을 1%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대신증권은 올해에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자산관리(WM)와 IB 등에 주력해서 실적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2022년 회계연도까지 25년 연속 현금 배당을 진행해 올 만큼 주주 환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엔 결산배당 주주들이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미루는 등 주주 친화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이전부터 배당 정책에 관심이 많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책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원 대신증권 경영기획부문장은 “올해는 적극적인 자본 확충 활동을 통해 대형사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수익성 향상의 결과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이에 만족한 투자자들이 다시 대신증권을 찾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